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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야구팀의 Spring Camp를 따라오긴 했지만, 미야자키란 동네가 정말 볼거리가 없긴 하더군요. 일본인들에게는 자신들이 떠받드는 일왕, 그리고 거기에 관련된 건국신화의 발상지 같은 곳이다 보니 신사나 뭐 그런 걸 보러 오겠지만, 그런 거에 전혀 관심이 없다 보니 신사나 자연만 보는 것은 그닥 볼 거리가 안 되다 보니.... 결국엔 어디 다른 데로 눈을 돌려보다 보니, (비록 우리에겐 메이지유신과 관련된 그 사츠마에 해당하는) 가고시마 현의 센간엔을 타켓으로 잡게 되네요. 미야자키 시에서는 차로 2시간 정도 이동하는 거리였지만, 이래저래 해서 한 2시간 반 정도 걸려 도착했던 거 같은데....
규슈섬의 동해안의 남쪽에서 1/3 지점 쯤에 있는 미야자키에서 출발해서, 흔하지 않은 고속도로(가끔 인터체인지가 나오면 편도 2차선으로 늘었다가 거의 대부분이 1차선이던 유후인 가는 고속도로와 달리 대부분의 구간이 편도 2차선이었던)를 달려, 규슈섬 남해안 한가운데 있는 가고시마에 근접해지니, 화산섬 사쿠라지마가 아침 안개가 걷히지 않은 바닷가에 그 위용을 드러내더군요... 그렇게 사쿠리지마를 진행방향 왼쪽에 두고 해안 도로를 또 달려 가다 보니 목적지인 센칸엔에 도착했습니다.
꽤나 일찍 출발해서 일찍 도착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미 사람들이 좀 있더군요. 물론 나올 때 되니 더 몰리긴 했지만요... 원래는 입장권이 3가지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저희가 갔을 때는 2가지 종류, 그냥 들어가서 보는 것과 저택까지 들어가 보는 2가지 종류의 티켓이 있더군요. 저희는 이왕 온 김에 영주였던 시마즈의 저택까지 들어가 보는 걸로 티켓을 구입했습니다.
정문(현재 관광객이 출입하는 정문)을 들어가면 입장한 방향으로 오른쪽으로 정원 내 도로들이 관광객들을 인도합니다. 센간엔이 자리 잡은 곳이 바닷가에 바로 인접한 낮은 산 바로 앞 넓지 않은 들판이다 보니 가로가 긴 정원인데... 알고 보니 원래 정원의 정문이 아닌 관광객들의 동선을 고려해서 입구를 다른 곳(가장 왼쪽)에 만든 것이었더군요.
위 사진의 길을 따라 들어가면, 관광객들을 반기는 가게들이 양쪽으로 진열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도 있고, 특산 음식을 파는 가게도 있고,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있고 뭐가 암튼 잔뜩이었죠. 아침 일찍 출발해서 편의점에서 먹거리 산 걸로 부실하게 아침을 해결했던지라, 이 가게들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바로 첫번째 가게에서 당고를 하나 사서 먹었죠.
그 많은 먹거리들이 무엇무엇인지 알려 주고, 그 중에 몇 개만 골라서 먹을 수 있는 시식 티켓도 팔더군요. 뭐, 이런 것도 여행 경험이다 해서 바로 구입해서는 정원을 돌면서 이것저것 사 먹었는데... 기억에 남는 건 그닥 없네요. ㅎㅎㅎㅎ (^^)
시식권으로 이것저것 맛을 보면서 허기를 달래고는 바로 진짜 센간엔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기념품 가게와 레스토랑이 있던 길을 지나 더 오른쪽(동쪽)으로 걸어가자 아이들이 뛰어 놀 만한 넓은 공간이 나왔고, 바닷가 쪽 길을 향해 문이 있었는데... 이게 원래 이 정원/저택의 정문이었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그냥 하나의 건축물로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정문을 나가서 길 건너 바다 너머의 사쿠라지마 화산을 보는데, 정말 이 집에서 살아봄직 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래 정문 앞의 바깥 정원에는 잘 다듬어 마치 분재화분에 심어 둔 나무를 10배 뻥튀기한 듯한 나무들이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자연 있는 그대로에 건물이 조화롭게 들어가 있는 우리네와 달리, 어케든 그걸 다듬고 정리해서 깔끔하고 가지런하게 만든 일본식 정원은 정말 관리하려면 손이 많이 가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깥 정원을 지나서 빨간 내문으로 들어가면 영주 시마즈 가의 저택이 나오더군요. 구입한 입장권이 이 시마즈 저택 안을 구경할 수 있는 티켓이었던지라, 저택 앞에 가서는 신발을 벗고 나눠준 비닐봉지에 담아 들고는, 저택 안을 구경 시작했습니다. 빨간 카페트를 깔아 놓고는 동선 안내 화살표를 따라서 이 방 저 방을 복도를 따라 구경했네요.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이 깊었던 건 'ㅁ'자식으로 된 저택 가운데에 조그맣게 만들어 둔 저택 내 연못정원과, 저택 어느메 방 앞 복도(?)에서 바라 본 안뜰 정원과 그 너머로 보이는 사쿠라지마의 풍경이었습니다. 특히나, 사쿠라지마를 마치 내 정원의 배경인양 바라볼 수 있는 건 정말..... 사기더군요.
한 2~30여분간을 저택과 저택에서 바라 보이는 정원/사쿠라지마를 보다가 저택을 나와서는 바로 안뜰 연못정원으로 이동했습니다. 뭔가 익숙한 듯 한 전형적인 일본식 연못정원이었네요. 근데, 전형적이긴 한데.... 너무 아름답더군요.
연못 정원을 보고는 가장 오른쪽에 있던 또다른 조그만 집 뒤로 난 넓은 뜰에서 잠깐 일광욕을 좀 하다가는 저택 뒤편의 비탈에 있는 뒷정원과 고양이 신사를 보고 돌아나오는 걸로 드넓은 센간엔 구경을 마쳤습니다.
예전에 미국에 살던 시절 Portland에 갔었을 때 Garden City 라고 해서 일본식 정원 공원을 만들어 둔 게 있어 가 본 이후에 처음으로 일본식 정원을 가 본 거였습니다. 근데, 뭔가 유사한 듯 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정원이 하나 지나면 또 있고 또 있고 해서 질릴만도 했지만, 사쿠라지마 화산배경이 임팩트를 빡(!)하고 주니, 조금은 심심해 보이던 정원들도 뭔가 다채롭고 아름다워 보여 제대로 힐링을 받았네요.
모 여행 프로그램에서 나온 뒤 많이들 오신다고 하는데,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정원과 바로 바다 건너의 사쿠라지마의 야생림을 이어서 보면 참 좋았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일정이 여유롭지 않아, 사쿠라지마로 가는 건 포기하고, 바로 센간엔 구경을 마치고는 발걸음을 옆으로 옮겼네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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