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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around/한양나들이

[조선5대궁궐 나들이 02]창덕궁(昌德宮) 나들이 #1

앞선 글에서 희정당 특별관람 행사를 참여하고 나서는 나머지 시간을 창덕궁 내부 전각들을 돌아다녔습니다. 후원은 특별관람을 신청해야 입장이 가능하고, 나머지 창덕궁 내부 전각 중에서 시간 상 다 돌지는 못했습니다. 아마 다음 번 후원 관람을 갈 때 이 날 못 간 낙선재 쪽이랑 구선원전 쪽을 돌아보고 올 듯 합니다. (그 글도 기대해 주세요)

 

이 날은 희정당 주변의 전각을 주로 돌아다녔는데요, 이 글에서는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敦化門)에서부터 들어가면서 만나게 되는 순서대로 사진을 올릴까 합니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敦化門). 율곡로를 달리다 보면 만날 수 있다.

토막상식으로 조선의 모든 정궁들의 정문에는 "화(化)"라는 글자가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니, 광화문(경복궁), 돈화문(창덕궁), 홍화문(창경궁), 인화문(덕수궁, 현재는 전소되어 동문인 대안문>대한문이 정문), 흥화문(경희궁) 모두 '화'가 들어가네요. ㅎㅎㅎ 주말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창덕궁의 단풍을 구경하러 엄청 왔더군요. 외문이자 정문인 돈화문 안에 들어가니 형형색색 옷을 입은 나무들과 사이사이의 전각들이 반겨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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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조선의 궁궐 또는 정궁이라고 하면 경복궁을 떠올리는데요. 이 날 특별관람 가이드 분도 그렇고, 일반 관람 무료 가이드 분도 그렇고, 창덕궁이 더 오랜 기간 정궁이었다고 목소리 높이시더군요. 사실 조선을 세운 이성계가 정도전과 하륜의 건의대로 한양에 경복궁을 처음 먼저 정궁으로 짓긴 했지만, 왕자의 난으로 두 아들을 잃고, 둘째 아들인 방과에게 물러줘 2대 정종이 되는데요. 정종이 피비린내 나는 한양이 싫다고 다시 개경으로 돌아가지만, 2차 왕자의 난으로 완전히 정권을 꿰찬 방원이 형에게서 왕위를 물려 받아 3대 태종이 된 후에 다시 한양으로 오면서 새로이 궁궐을 지은 게 바로 창덕궁입니다. 그 때부터 임금의 취향에 따라 경복궁과 창덕궁을 오가면서 지내다가, 찌질이 선조가 임진왜란 때 도망가면서 경복궁이 전소되어서 조선 후기에는 경희궁과 함께 정궁 역할을 하다가, 흥선대원군이 등장하고 나서야 다시 경복궁이 다시 재건되었으니, 가이드 분들의 말도 틀린 건 아니겠죠. 어찌 됐든 그 많은 전란 속에서도 창덕궁 전역과 건물들은 그나마 잘 보존되어 내려와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니 뭐, 이 점에서는 창덕궁의 승리! 라고 해도 되겠죠. (^^)

정궁으로 예법에 맞춰 지어진 경복궁과 달리, 창덕궁은 주변 지형에 맞춰서 건물들이 배치되고 지어졌는데, 이건 피바람을 몰고 다닌 태종에게도 개김으로써 자신의 의지를 관철 시킨 박자청이라는, 지금으로 치면 창덕궁의 설계자이자 건축가 덕이라고 하더군요. 

이 예법에 맞추지 않고 주변 자연경관에 맞춰 비교적 자유롭게 지어졌다는 건 돈화문을 들어서자마자 확인이 됩니다. 정문을 들어서면 그 다음 구역인 외조로 들어가기 위해 또 다른 문(보통 중문이라고 하는)을 지나야 하고, 보통 이 문들은 일렬로 배치되는데, 창덕궁은 들어서면 중문은 보이지 않고 그냥 나무들과 전각들만 보입니다. 중문에 해당하는 진선문(進善門)은 나무들 사이로 오른쪽으로 돌면 나오는 금천교(錦川橋) 너머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외조로 들어가는 중문인 진선문(進善門)

동쪽 방향에 위치한 외조로 진선문을 통해 들어가면, 진행 방향인 동쪽으로는 내전으로 향하는 숙장문(肅章門)이 보입니다. 외조 뒤 내조 구조가 아니라 주변 자연경관에 맞추다 보니 외조에 있는 인정전(仁政殿) 가는 길에 내조 건물들이 보이는 걸 막기 위해 벽도 쌓고 문-숙장문도 배치한 구조가 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숙장문(肅章門)

숙장문(肅章門)으로 걷다 보면 진행 방향 왼쪽이자 북향으로 인정문(仁政門)이 나타납니다. 인정문 안으로는 창덕궁의 정전(正殿)인 인정전(仁政殿)이 보입니다. 경복궁의 근정전과 같이 왕실의 공식행사가 진행되거나 문무백관이 모두 소집될 때 사용하던 곳으로, 앞마당(?)이라고 해야 할 곳에는 품계석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정전 안에도 근정전과 동일하게 임금이 앉는 용상과 그 뒤에 일월오악도 병풍이 존재합니다. 뭐, 정전, 본전이다 보니 그 위풍당당함이란....

정전인 인정전과 그 오른쪽에 청기와의 편전인 선정전이 보인다. 

인정전의 위풍당당함을 보면서 다시 인정문 밖으로 나와 숙장문을 지나서 내조 쪽으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To-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