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지에서 약 15분 정도의 포토타임이 주어진 이후에, 가이드 분의 호출에 따라서 후원관람의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습니다. 영화당 앞 평지에 모여서는 북쪽으로 조금씩 이동하는데, 원래는 없었을 수도 있는 동쪽의 창경궁 내 후원 쪽과 구분 지어주는 낮은 벽들을 오른쪽에 두고 걸었습니다. 걷다 보니 창경궁의 식물원 온실관 건물이 담 너머 보이더군요. 그렇게 조금 걸어 들어가니 다음 도착지인 애련지(愛蓮池)에 도착했습니다.
숙종이 만들었다고 하는 애련지 남쪽 자락에는 불로문(不老門)이 있습니다. 가이드 분에 따르면 이 문을 만지면 문이름처럼 절대 늙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저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애련지는 원래 연못 가운데에 인공섬을 만들어 두었다고 하지만, 내려져오는 동궐도와 현재의 모습에는 섬은 없고 북쪽에 정자-애련정(愛蓮亭)만 남아 내려 옵니다. 뒤 쪽에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숲이 반사되어 보이는 애련지와 애련정의 모습은 부용지에 비해서는 단촐할지는 몰라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면도 없잖이 있더군요.
애련정에서 약 5분 정도 주어진 포토 타임을 헐레벌떡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는데, 별로 건진 사진은 없네요. 가이드 분의 호출에 또 다들 모여서는 얼마 걷지 않아서 관람지(觀纜池) 부근으로 갔습니다. 이 관람지 남쪽 자락에서 사진을 찍으면 갯물이 흐르는 모양이 한반도 모양으로 보인다고 가이드 분이 얘기하셨는데, (그래서 반도지라고도 한다고) 그렇게 들으니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또, 여기서 N모 동영상 사이트에서 히트를 친 '킹덤'을 이 곳에서 찍었다고 하는데, 주인장은 호러 무비는 절대 사양이라 보지 않아서 별 감흥이 없었고, 대신 다른 후원 내 지역보다 존덕정 옆에 은행나무가 너무나도 크게 있어서 그게 기억에 많이 남더군요. 이 관람지 옆에는 관람정(觀纜亭)과 존덕정(尊德亭) 말고도, 승재정(勝在亭)과 폄우사(砭愚榭)가 있습니다.
승재정(勝在亭)은 실제로는 접근할 수 없었고 그냥 멀리서 사진만 찍었구요.
관람지의 동해, 삼척 쯤 위치했다고 봐야 하는 관람정은 부채꼴 모양의 지붕과 현판이 나뭇잎 모양이었던 게 기억이 나구요, 존덕정은 신기하게도 이중 지붕 구조의 팔각정이었는데, 그 옆의 은행나무 아래에서 떨어지는 은행잎 비(^^) 아래 서 있는 게 사진 스팟이더군요. 존덕정의 내부에서 천정을 보면 정조가 직접 지었다는 만천명월 주인옹 자서(萬川明月 主人翁 自序)가 빼곡히 적혀 있어서, 개천이 수만개여도 그를 비추는 달은 하나이듯, 이 세상의 주인은 나라는 강화된 왕권을 나타냄과 동시에 그 수만개의 개천을 비추는 달처럼 만백성을 모두 어여삐 여기겠다는 정조의 백성을 사랑하는 모습도 그려져 있다고 하는데, 나중에 이 글을 한 번 구해 읽어보고 싶어지더군요.
여기서 또 한 10여분 정도 포토 타임을 가지고는 다들 열심히 포토 스팟에서 인생샷 남기다 보니, 곧 또 이동할 시간이 되었네요. 다음글에서 또 후원의 다른 곳 얘기로 만나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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