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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around/한양나들이

[조선5대궁궐나들이 38]봄날의 종묘(I)

다른 궁궐에 비해서 이상하게도 종묘는 한 번도 방문을 못 해 봤는데, 이번 봄에 봄꽃 나들이로 들러 보았습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조선의 태조 이성계부터 순종까지의 재위에 오른 임금들과 사후에 추존된 이들, 그리고 태조의 5대조까지들의 신위를 모신 곳이 종묘이고, (아, 2명의 폐위된 군주는 여기에 신위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네가 명절 때나 기일에 차례나 제사를 올리듯이, 매년 즉위 중인 임금이 이 종묘에 특정일에 제례를 올리러 오거나, 새로운 식구(왕비나 세자빈이 간택되거나)가 생기거나 새로이 왕이 즉위하면 여기에 와서 조상에게 이를 고하는 의식을 치루었던 곳입니다.

아침 일찍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는, 궁궐통합권을 구매하고는 종묘 입장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오픈 런을 했습니다.

종묘의 정문인 외대문(外大門), 창엽문(蒼葉門)이라고도 불림.

외대문을 지나 들어가니 궁궐에서나 왕릉에서 자주 보던 중앙이 높은 3개의 구역으로 나뉜 돌을 깔아둔 길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들어서자마자 왼쪽과 오른쪽에 연못(인공정원인지는 잘 모르겠음)이 있어서 뭔가 차분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종묘 표식판을 보면서 오른쪽에 있는 종묘관리소와 연못을 끼고는 가장 먼저 간 곳은 향대청(香大廳)이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제례에 사용될 여러가지 용품들과 제관들이 대기하는 곳으로 가운데 뜰을 두고 동서로 길게 2개의 건물이 마주보고 있는 구조의 건물입니다.

향대청 외부
향대청 2개의 전각 중 하나

궁궐들에 비해 건물들도 화려하지 않고, 아무래도 궁궐보다는 제사 지내는 건물이다 보니 사람들도 많지 않고, 또 아침이라 조용하다 보니, 주말 아침에 조용하게 나무들이 잘 정돈되어 있는 길을 걷다 보니 궁궐을 걷는 것하고는 또 다른 매력이 있더군요. 조용히 아침 산책하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길 따라 조금씩 북쪽(창경궁 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어숙실(御肅室)이라고도 하고 재궁(齋宮)이라고도 하는 건물에 도착했습니다. 여기는 임금이나 왕세자가 제례를 가기 전에 대기하는 곳으로, 동쪽에는 어목욕청이 있어서 여기서 목욕재계하면서 기다리는 곳이라고 하네요. 

재궁 입구, 문 너머 보이는 정면의 건물이 어재실로 글자 그대로 임금이 대기하는 곳이다.
어재실
서쪽의 왕세자 재실

위의 왕세자 재실 옆으로 난 문을 따라 나가면 바로 종묘 정전을 만나게 됩니다. 재궁의 왼쪽과 정전의 오른쪽 담벼락이 서로 길 하나를 마주하고 있는데요, 정전이 매우 넓은 구조물이기 때문에 정전의 담벼락도 정말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기~~~일게 이어져 있더군요. 

재궁을 나오면 만나는 재궁과 종묘 정전 사이의 돌길
종묘 정전으로 들어가는 정문인 남신문과 오른쪽에 보이는 종묘 정전 담벼락. 그리고 돌길
담벼락 너머 정전의 기와지붕이 보인다.
종묘 정전의 정문인 남신문

정전과 영녕전 얘기는 다음 글에서 뵈요.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