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경당을 지나서는 이번 행사에서 제가 가장 큰 목적으로 했던, 내전 너머 북쪽의, 경복궁의 후원에 해당되면서, 고종 때 별도 거주 공간인 건천궁을 지었던 영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정확히는 건천궁보다는 그 앞의 연못과 향원정의 야경을 보는 게 이 행사를 참여한 목적이었는데요... 근데, 그 전에 더 멋지고 더 보기 힘든 곳을 서프라이즈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복궁도 사람 사는 곳인지라 당연히 먹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니 소주방이 있는 것이고, 그럼 그 소주방에서 쓸 장이나 양념 또는 음식 저장고는 궁궐 내 어디에 있었을까가 궁금했는데, 그걸 예전에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경복궁 내에도 장고라고 하는 일종의 장독대 같은 장소가 있다고 하면서, 이를 재현(?)하기 위해서 전국 각지의 항아리가 모아서 구성해 놨다고 하더군요. 경복궁 올 때마다 그 장고가 어딨는 걸까 하고 궁금해 했지만 도대체 그럴만한 장소가 보이지 않아 반 쯤 포기했었는데, 알고보니 이 후원 쪽의 높은 담장 뒤에 숨어 있었더군요.
상궁 마마님께서, 향우정으로 가는 길에 잠깐 서프라이즈 장소로 간다고 하시면서는 왠 문을 하나 열고 들어가니 은은한 조명과 함께 엄청난 갯수의 항아리들이 눈 앞에 펼쳐지더군요. 이게 나름 그래도 재현 행사다 보니 항아리를 닦고 또 내용물을 확인하는 듯한 연기를 하시는 나인 분들도 계시고 (^^) 오래 있지는 못 했지만,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의외의 방문을 하게 되어서 너무 좋았네요. 언제 낮 시간에도 개방하는 행사가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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