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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183]A Game of Thrones(2003)

디자이너: Christian T. Peterson
제작사: Fantasy Flight Games
인원수: 3~5
소요시간: 2~3시간


지금까지 보드게임 리뷰 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힘들게(?) 게임을 해 보는 것도 처음인 것 같습니다. 'Die Macher 처럼 Rare Item도 아닌데 뭘 그러냐'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LotR을 원작에 충실하게 바꾸어 놓은 FFG에서 또 다른 Fantasy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게임을 만들었다고 하길래, '그래.. 적어도 원작을 읽어주고 게임을 해야지 예의지'라며 원작 소설-완결도 안 된 8권에 인터넷에 올라온 3부를 검색까지 함-까지 읽었죠. 아마 게임을 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 제일 길지 않았을까 싶군요.

일단 원작 소설은 G.R.R. Martin의 '얼음과 불의 노래'라고 하는 아직 완결이 안 된 Fantasy 소설입니다. 전 Fantasy라고는 LotR 밖에 안 읽은 문외한이다 보니 뭐라 말씀드리기 뭐 하지만 LotR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차라리 '아더 왕 이야기'와 같은 중세 영국을 배경으로 한 권력 다툼 이야기 쪽이 더 어울린다고나 할까요. 위에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왕국의 영토 마저 Britain 섬을 연상시키죠. 원작의 분위기를 원하셨던 분들에게는 몇 개의 가문 이야기-특히 대너리스 이야기-가 빠져 있어서 서운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원작처럼 아직 완결이 안된 이야기이기에 뭔가 여운을 남기며 게임이 끝난다던가 배반에 대한 유혹과 두려움 등이 매력으로 다가올 듯 싶습니다.게임 제작자는 TI(Twilight Imperial)와 Battlemist를 만든 Peterson입니다. 외양만 보고 별로 정이 안 가서 손도 안 되었던 게임인데 결국에는 이 게임으로 Peterson의 게임을 처음 하게 되는군요.
게임은 세븐 킹덤의 왕좌를 지키던 로버트 바라테온이 죽고 그 뒤 후계 문제를 놓고 펼쳐지는 내전을 배경으로 하여 각 플레이어는 5개의 가문 중 하나를 맡아서 7개의 요새를 먼저 확보하거나 아니면 10 라운드 종료 후 가장 많은 요새를 확보한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첫 라운드를 제외한 매 라운드는 웨스터로스 페이즈와 전투 페이즈로 나뉩니다. 웨스터로스 페이즈에서는 3개의 이벤트 카드 덱에서 한 장씩 오픈한 후 그에 따른 이벤트를 처리하게 되는데, 유닛의 생산 및 해산, 와이들링 관련 이벤트, Order 정하기 등이 있습니다.

유닛 생산 카드가 나오면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영토 내에 있는 요새만큼 생산이 가능합니다. 큰 요새는 화폐 2의 가치, 작은 요새는 화폐 1의 가치로 해당 지역에 기병(화폐 가치 2), 보병(화폐 가치 1), 배(화폐 가치 1)등을 생산 배치하게 됩니다. 유닛 해산 카드가 나오면 자신의 영토 내에 확보된 드럼통 갯수에 따라 보유할 수 있는 부대의 갯수와 각 부대에 포함될 수 있는 유닛 수가 결정이 됩니다. 즉, 유닛 생산 카드가 나와 계속 부대를 넓혀 영토를 확장해 나가더라도 유닛 해산 카드가 나왔을 때 그만큼의 보급을 확보하지 못하면 자동 해산되어 영토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부대를 보유하게 되죠. 따라서, 게임 중간 중간에 자신의 보급선을 챙겨서 부대의 숫자와 그 안의 유닛 숫자를 잘 조절해야 합니다. 택도 없이 확장하다간 그냥 부대 다 잃어버리는 수도 있습니다.

웨스터로스 페이즈에서 하는 또 하나 중요한 일은 각종 Order를 결정합니다. 이는 Power Token을 이용하여 비공개 입찰 방식으로 해결하는데 이 Token들은 전투 페이즈에서의 왕관 명령을 통해 보충하게 됩니다. 일단 턴 순서를 정합니다. 가장 높은 비딩을 한 사람부터 턴 순서가 빨라지죠. 턴 순서가 빠른 사람은 이후 Order에서 동률이 나올 경우 동률인 플레이어들의 Order를 자기가 원하는대로 만들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전투력 Order를 정합니다. 이는 전투시 동률이 되었을 때 우선 순위를 줍니다. 전투력 Order가 높은 사람에게는 매 라운드 한 번의 전투에 전투력 +1의 이득이 주어집니다. 마지막 Order로는 명령 토큰에서의 '별' 표시가 된 명령 토큰 사용 갯수를 정해줍니다. 별 표시가 된 토큰들에는 좀 더 좋은 명령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을 수록 좋겠죠. 이 마지막 Order에서 1순위가 되는 플레이어는 전투 페이즈 때 명령 토큰 중 하나를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집니다.



웨스터로스 페이즈가 해결 되고 나면 전투 페이즈로 들어갑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부대가 배치되어 있는 영토에 부대당 1개-유닛 당 1개가 아닌-의 명령 토큰을 비공개로 배치합니다. 명령 토큰에는 해적(횃불), 후원(주먹), 공격(도끼), 방어(투구), 파워 토큰 보충(왕관)등이 있습니다. 나머지 3개는 느낌이 오실테고 해적은 이웃한 영토에 내려진 명령-횃불, 주먹, 왕관만 해당-을 취소시키는 명령이며, 왕관은 앞서 말한 Order를 정할 때 사용되는 파워 토큰을 보충하는 명령입니다.

턴 순서대로 일단 횃불 명령부터 차례대로 처리한 다음, 다시 턴 순서대로 전투 관련 명령-공격, 방어, 후원-들을 처리합니다. 유닛 이동은 공격 명령으로만 할 수 있으며 빈 영토로 들어가면 자신의 영토가 되게 되며, 남의 영토로 들어가면 전투가 발생하죠. 전투는 기본적으로 유닛의 힘세기-갯수-로 결정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병은 2, 보병과 배는 1로 해당된 영토에 배치된 유닛의 전투력을 합칩니다. 여기에 각 명령 토큰에 적힌 숫자들은 해당 플레이어의 전투력에 추가 따는 감소 요인이 됩니다. 그리고 인접한 영토에서 후원이 들어오게 되면 후원이 들어온 영토의 유닛의 전투력도 합쳐지죠. 이 때, 전투 당사자를 제외한 다른 플레이어가 인접해 있다면 그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후원을 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유닛의 전투력의 합이 계산되고 나면 여기에 각 플레이어가 보유하고 있는 가문 카드 중 한 장을 내려 놓습니다. 가문 카드에는 원작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의 일러스트와 전투력, 그리고 특수 능력들이 적혀 있습니다. 1장씩 동시에 공개하여 특수 능력을 처리하고 앞서 계산된 전투력에 카드의 전투력을 더해서 여기서 합이 더 큰 사람이 승자가 됩니다. 만약 동률이라면 전투력 Order에서 앞선 사람이 승자가됩니다. 승자는 영토를 확보하고 패자는 이웃한 영토로 퇴각하게 됩니다. 그런 다음 왕관 토큰에 따라서 각자 파워 토큰을 확보합니다. 이렇게 하면 한 라운드가 끝나게 되고 새 라운드로 들어가게 되죠.

대략적으로 게임을 살펴 봤는데요. 일단, 전쟁에서 명령의 결정 단계와 처리 단계를 나눠 놓음으로써 색다른 맛을 보여줍니다. 다른 게임들에서는 Active Player가 명령 결정과 그 처리 과정을 다 하고 나면 턴이 넘어가는 것과는 달리 명령은 동시에 비공개로 내려놓고 처리 과정을 각자의 턴에 따로 하게 되죠. 이를 통해 초반에는 턴이 빠를 수록 손쉽게 확장이 가능하지만 후반부에 가면 이동하고 난 빈 땅으로 쳐들어 올 것에 대비해서 턴이 빨라지면 불리해지는 면도 없지 않죠.



사용되는 중요 물자도 3개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의 확보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어느 하나 포기할 수도 없고.. 유닛 조절도 게임의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죠. 보급이 늘어나도 부대 수가 최대 5개로 한정되기 때문에 게임이 진행되면서 영토가 늘어나고 유닛이 늘어나도 제한된 부대 속에 유닛을 조합해서 놓아야 하기 때문에 여러 방향으로의 전면전은 불가능해지고 소설에서처럼 합종 연횡만이 살 길이 되죠. 하지만, 약속한 대로 하려고 보면 턴 순서가 진행되면서 상황이 바뀌면 약속 지키는 거보다 더 좋은 결과가 눈 앞에 보이면... 뭐, 배신이죠! 그래서인지 5인용을 꽉 채워서 해야지 한 국가라도 비면 그 국가와 인접한 국가의 경우 분쟁 거리가 하나 줄다 보니 게임이 편해지면서 밸런스에 문제까지라고 할 건 없지만 유리함이 생기더군요. Order를 정하기 위한 파워 토큰의 분배 역시 중요한 부분입니다만 이는 각 가문에 따라 확보되는 양에 차이가 보이다 보니 다른 부분에 비해서는 좀 떨어져 보이더군요.
웨스터로스에서의 카드에 의한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전부 보급과 이동, 전투, 가문 카드 사용 등이 플레이어의 능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니 게임 진행의 난이도에 비해서는 숙지 및 전략의 난이도는 꽤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게임 진행은 좀 심심한 편이라고 할까요. 막가자식 전투도 없고 유닛 수가 현격하게 모자라는 쪽이 요행수의 역전을 노리는 묘미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삼가하실 게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원작이 미완결인데다가 전쟁이나 전투보다는 음모와 개인 묘사에 중점을 두다 보니 전쟁게임으로 만들었음에도 원작의 맛이 꽤 많이 나는 게임입니다. 한마디로 전쟁-국지적 전투나 대규모 혈전-보다는 수싸움-Abstract Strategy-쪽에 가까운 게임이라고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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