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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336]Das Zeptor von Zavandor(2004)

디자이너: Jens Drögemüller
제작사: Lookout Games
인원수: 2~6인
소요시간: 2~3시간


저기서 홀이란 옛날 조선시대 의식 거행할 때 보면 손에 쥐던 그 상아로 깎아 만든 걸 말하는데요, 즉, 그 사람이 얼마나 높은 사람인지를 표시한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여기선 Zavandor의 마법사 중 가장 높은 사람을 뜻한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게임 제작사인 Lookout Games는 주로 콩 장사를 한 회사라 저랑 별로 안면을 틀 기회가 없는 회사였더군요. 이런 게임 만들 능력이 있었음 진작에 콩 장사 관두고 이런 게임 만들지, 거 참.(콩 팬들에게는 죄송 ^^: )


익숙해질 때까지 3시간으로는 모자랄만한 좀 접근하기 어려운 게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게임 시스템이 어렵다기보다는 게임 진행 자체가 제작자의 의도 때문에 비교적 오래 걸리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플레이어는 환타지 소설에 자주 나올만한 종족들에서 선발된 수행자들입니다. 9현자들이 운영하는 마법학교에 가서 6가지 마법을 배워야 합니다만, 종족 대표 학생이면 장학금도 받아와야할텐데 그게 아니라 장학금을 받지 못해서 보석 장사를 해야 합니다. 게임 매뉴얼 상에서는 돌덩이에 마법을 걸어 보석이 되고 그 보석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서 수업을 들어 마법 정진도 하고 아이템도 사고 그런다고 한다지만, 그냥 간단하게 얘기하면, 돈 벌어 보석사고 그 보석 담보로 계속 돈 타다 써서 다른 일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보석은 총 5가지 종류이지만, 그 차이는 보석을 소유함으로써 얻게 되는 에너지 양의 차이입니다. 좀 더 비싼 보석을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확보하게 되죠. 즉, 다른 행동에 사용할 실탄이 더 많이 지급되게 됩니다. 그냥 고지식하게 보석 사고 그 에너지로 다른 행동을 취하는 건 이 게임에서는 거의 삽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게 될 수도 없구요. 마법이나 아이템을 획득해서 그 효과를 이용해서 좀 더 싸게 쉽게 보석 구입, 또는 다른 행동을 해야 하죠.


마법은 총 6가지로 각기 다른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며, 단계별로 그 이득이 증대되며, 최대치에 도달하면 보너스로 승점도 획득이 가능합니다. 즉, 기술 개발을 해야 하는 일련의 게임들과 유사성을 가지게 됩니다. 아이템은 경매를 통해서 진행되게 됩니다. 아이템은 뒷면에 알파벳이 적혀있어서 더 비싸고 가치 있는 것들은 게임 후반부에 나오게 됩니다. 각기 아이템은 경매 개시 가격이 있으며 해당 아이템을 경매에 입찰시킨 플레이어부터 돌아가면서 최고 가격을 제시한 한 명에게 낙찰이 되게 됩니다. 만약 경매 낙찰가를 지불할 수 없다면-보석을 팔더라도-, 게임에서 제거되어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게 되는 가혹한 벌칙을 받게 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이 경매 시스템이 독특한데, 특정 조건이 되면, 현재 1,2위는 경매 입찰가보다 추가로 더 내야하는 페널티를 받고, 대신 5,6위(6인용입니다)는 경매 입찰가보다 싸게 살 수 있는 보너스가 주어집니다. 이런 식으로 앞서 나간 사람에 대해서 견제가 게임 시스템 자체에 의해 주어집니다. 


게임의 엔딩 조건은 호위병-파수꾼-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이 플레이어 전체에 걸쳐 5개 이상이 경매에 나와 플레이어 소유가 되게 되면 해당 라운드까지 진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기본 경매가가 120이 넘는데 반해, 가장 비싸다는 루비 4개를 소유해도 80의 에너지 밖에 안나오기 때문에 1~2시간 지난 게임 후반이 되지 않는 한 파수꾼 경매를 하나도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몇 턴 꾹 참고 에너지만 모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실 수도 있지만, 매 라운드 끝날 때마다, 핸드 제한이라고 하여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에너지 아이템들의 갯수의 제한이 주어집니다. 즉, 왠만큼 게임 진행 되면서 핸드 제한을 올리고 그 한도 내에서 충분한 에너지 양을 모으지 않는 한 함부로 파수꾼 경매에 나설 일이 아니라는 거죠. 왜냐면 경매 했다가 지불할 능력이 안 되면 게임에서 제거 되니까요.


대충 게임에 나오는 개념은 다 설명이 되었군요. 그럼 간략하게 라운드 진행을 살피겠습니다. 라운드 첫 페이즈에는 현재 승점에 따라 차례대로 순번이 정해집니다. 순서가 빠르면, 하고자 하는 일을 먼저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순서가 빠르다는 것은 순위가 높다는 뜻이므로 이후, 경매에서는 페널티를 받게 되죠. 그리고 경매에 나올 아이템들을 펼쳐 놓죠. 두번째 페이즈는 순서대로 확보하고 있는 보석에 따라 얻게 되는 에너지를 카드 또는 칩으로 얻어가게 됩니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세번째 페이즈입니다. 이 페이즈에서 시간이 꽤 걸리게 되는대요. 경매가 진행될 경우가 아니면 각자가 자기 차례대로 하고자 하는 모든 액션을 혼자서 처리합니다. 할 수 있는 액션으로는 보석을 구매(게임 매뉴얼 상에는 마법 걸고 풀기)하거나 지식 레벨을 올리거나 아이템 또는 파수꾼을 경매에 부칩니다. 지식 레벨을 올리는 것만 한 라운드에 각 플레이어에게 한 번만 허용되고 나머지는 원하는만큼 여러번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한 플레이어가 모든 액션을 끝내면 다음 플레이어가 진행합니다. 이렇게 세번째 페이즈가 끝나면 마지막 페이즈에 각자가 핸드 제한과 승점을 체크합니다. 카드 또는 마법 칩은 각기 다른 핸드 제한을 가집니다. 여기서 재밌는 건 점수인데, 승점은 누적이 아니라 현재 획득 포인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초반에 달려 나간다고 해서 전혀 유리할 것이 없고 게임 종료 라운드에서의 현재 점수가 중요하다는 거죠. 점수는 보유한 보석, 아이템, 파수꾼 등에 의해 산출이 됩니다. 게임 종료 조건-파수꾼 경매 된 갯수 5개 이상-이 안 되었다면 새로운 라운드를 진행하게 됩니다. 


게임의 승자는 게임 종료한 후 가장 승점이 높은 사람이 됩니다.


여러 번 플레이 해 본 소감은 게임 실제 난이도보다 시간 문제로 인한 접근성의 어려움이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뭐, 물론 여기 이 사이트에 오시는 분들은 기본 2~3시간은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숙련이 되어도 6인용을 채워서 하면 3시간은 좀 어렵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게임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 정도 시간을 내서 할 만한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나름대로 테크 트리를 타고 그에 따른 부가 효과를 어케 적절하게 사용하느냐를 겨루는 게임으로써 나름대로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각기 다른 캐릭터를 가짐으로써, 각기 다른 전략을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요즘 보드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RPG 느낌을 맛보기로나마 느끼실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차별화된 전략이라기 보다는, 처음 주어진 마법에 따라 조금은 선호가 정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긴 합니다만, 여러 번 플레이가 끝나면, 나름대로 각기 캐릭터에 맞는 전략도 생기지 않을까 하네요.


경매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이건,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경매가 아니라 구입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 생기니까... 느낌이 시스템은 Goa에 가깝지만, 보석 대신 전쟁이라는 개념을 넣으면 PoR하고도 유사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초반 생각을 잘 못하면 만회할 기회가 후반에 주어지긴 하지만 그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너무 지리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왠만해선, 함부로, 특히나 처음 배우시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게임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어느 정도 긴 시간 여유롭게 즐겁게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게이머(!)들에게 추천할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이 하신다면, 십분 즐기시고 만족하시리라 말씀 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