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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094]Dog's Life(2001)

디자이너: Christophe Boelinger
제작사: Eurogames Descartes USA
인원수: 2~6인
소요시간: 1시간

곱상한 처자의 입에서 '싼다'라는 말이 나오는 게임이라면 아마 여러분들은 '동양화'를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기 그런 황당하고 엽기적인 상황을 만드는 게임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글에서 소개할 Dog's Life인데요.


일단 게임박스부터 시작해서 게임 보드, 그리고 카운터로 실제와 같은 강아지 미니어쳐는 게임을 하고자 하는 이에게 상당한 시각적 호감을 줍니다. 물론 실제 게임에 들어가서는 얘기가 좀 달라지지만요.
게임은 비쥬얼 부분에 상당히 신경을 써서 만화 또는 동화책과 같은 느낌의 색감과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얼핏 보기엔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실제 게임을 하려면 좀 복잡해서 눈을 어지럽게 한다는 점에서는 약간은 불편한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만 우쨌든 일단 외관상으로는 점수를 벌고 있죠. 하지만 이 게임의 가장 특이한 점은 게임의 테마입니다. 보통 하던 게임은 적어도 게이머가 사람이었죠. 무슨 직업을 가지던 간에 사람이라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었는데... 이 게임에서는 사람이 아닌 개가 되어 게임을 해야 합니다. 한마리의 개가 되어서 마을을 돌아다니며 개의 생활을 직접 경험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인지 게임 내용 역시 조금은 엽기적입니다. 쓰레기 통을 뒤지거나 음식점에서 사람에게 구걸하면서 음식이나 뼈다귀를 구하기도 하고 또는 신문 배달도 하기도 하죠. 가끔은 다른 개와 싸우기도 하고 목 마르면 물 마시고 그리고 마려우면 볼 일도 보죠...--; 그러다 허기져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거나 개 잡는 차에 잡히면 개 보호소에 끌려가기도 하고... 정말 게임을 하다 보면 자신이 개가 된 느낌을 확실히 받습니다. 즉, 게임의 테마가 특이하지만 잘 구현해 놨다는 얘기죠.

정작 문제는 게임 밸런싱에 문제가 있습니다. 앞서 말한 일들의 대부분을 각 개들마다 주어지는 카드를 뒤집어서 해당 사건의 결과를 구현하는 시스템을 쓰는데 나름대로 제작자는 개마다 특성을 주고 또한 밸런싱을 맞춰 놓았다고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일단 운동능력이 뛰어나면 다른 어느 것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개들마다 카드 상에 그렇게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을 뿐더러, 카드 운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도 크죠. 또한, 볼 일을 자주 봐서 영역싸움이 시작되면 결국 다들 제대로 행동을 취해 보지도 못하고 게임은 자주 중단되고 결국 다들 개 보호소에 끌려가는 불상사가 생기죠. 솔직히 말해 테스트 플레이가 없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뭐, 저런 플레이를 적극 권장한 것이라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아무튼 비쥬얼한 부분에 신경써서 눈길을 끄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쥬얼에 버금가는 게임 시스템의 밸런싱이 아쉬운 게임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Revised Version 또는 하우스 룰로 뭔가 좀 개선이 될 여지가 남겨진 안타까운 게임 중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하루 정도 '개같은 하루'가 아니라 '개'가 되어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시는 건 그리 나쁘지 않을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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