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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game/Review

[보물찾기 0053]GIPF(1996)

디자이너: Kris Burm
제작사: Don & Co/Rio Grande
인원수: 2인
소요시간: 15~30분


일단 제가 GIPF 시리즈의 열렬한 팬임을 먼저 언급하고 시작해야 될 듯 싶습니다. 누추한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시는 분들 중에 좀 열심히 보신 분이라면 제가 Zertz와 DVONN을 2인용 게임 중 최고라고 부르며 꼭 해 보시라고 한 걸 기억하실 겁니다. 그래서인지 나머지 작품인 GIPF와 TAMSK를 하고 싶어했었고 엄청난 기대를 품고 있었죠. 자금 사정이 좀 궁핍해지다 보니 선뜻 사서 하진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제 집(?) 주위에 보드게임 카페(대전 보드보드)가 생기면서 나머지 두 작품이 들어왔다는 얘기에 한 걸음에 달려가서 해보았습니다. 아직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이 두 작품을 아시는 분이 없어서 게임 카페에 앉아 혼자 공부하며 결국 한 판 하고 왔는데....

'Bravo! God Bless Kris Burm! 야, 너 정말 대단한 놈이다! 존경한다!' 이게 GIPF를 해 보고 난 후, 제 머리 속에서 떠오른 생각입니다.

너무 거창하게 소개를 시작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제게는 너무나 만족스러운 게임이었습니다.



일단 게임 내용물은 한 변이 4점으로 이루어진 정육각형(총 37칸)의 Field와 그 밖에 평행선상에 놓여진 24개의 칸(Gate)이 그려진 보드, 그리고 하얀색,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칩이 같은 갯수만큼 들어있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정말 간단한 내용물에서 어떻게 이런 심오한 게임이 나오는지... 하긴 그런 의미에서 바둑은 정말 대단한 보드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만.... 


게임이 시작되기 전 각 플레이어는 같은 갯수 만큼의 칩을 보유하고 Field인 정육각형의 각 꼭지점에 자신의 색깔 칩이 이웃하지 않게 3개의 칩을 배치합니다.-백,흑,백,흑,백,흑- 게임의 목적은 상대방이 자신의 턴에 칩이 없어서 아무 행동을 못하게 하면 됩니다. 일단 자신의 턴에 하는 행동은 자신의 색깔의 칩을 Gate 중 한 곳에 내려놓은 후 Gate에서 Field쪽으로 그려진 직선 방향에 따라 칩을 밀어 넣습니다. 이동되어지는 칸이 빈칸이라면 그냥 집어 넣으면 그것으로 턴이 끝이지만 만약 그 칸이 다른 칩에 의해 선점된 곳이라면 그 칩을 같은 직선 방향으로 밀어내고 자신의 칩을 그 칸에 집어 넣습니다. 이런 식으로 같은 직선 방향으로 나머지 칩들도 밀어 낼 수 있는 건 밀어내면서 칩을 이동시키면 됩니다. 단, Field 위에 더 이상 밀릴 칸이 없다면 그 직선방향으로는 Chip을 밀어 넣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칩을 밀어 넣다 보면 어느 순간 한 색깔의 칩이 4개가 연속으로 정렬(오목이 아닌 사목)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연속된 같은 색깔 4개의 칩의 직선 방향으로 존재하는 직접 연결된 모든 칩을 빼내어서 사목이 된 칩과 같은 색깔의 칩은 다시 해당 플레이어의 손에 들어가서 다시 쓰일 수 있게 되지만 만약 그 직선 위에 다른 색의 칩이 있었다면 상대방에게 빼앗기게 되어서 게임에서 더 이상 사용되지 못하게 됩니다. 즉, 흑이 사목을 완성했을 때 사목의 직선방향으로 흰색 칩이 있었다면 흑에게 빼앗기게 되는 거죠. 이런 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다가 어느 한 플레이어가 더 이상 사용할 칩이 없어지게 되면 게임은 끝나게 되고 그 플레이어는 진 것이 됩니다.


'에이, 오목이랑 비슷한데'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오목은 한 번 놓인 말이 고정 위치를 가지는 반면 GIPF는 놓여진 칩이 이후 놓여지는 칩에 의해 이동되기 때문에 난이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동 방향이 꽤 많기 때문에 수를 가늠하는 일이 꽤 어려운 일이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신의 칩의 순환을 잘 시키는 것이 다른 사람의 칩을 뺏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만, 뭐... 전패하고 있는 저로써는 할 말이 없네요..--;

아무리 봐도 Kris Burm은 대단한 사람입니다. 간단한 내용물과 더 심플한 규칙으로 이렇게 대단한 게임들을 그것도 내리 만들어 내는지...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하는 게임도 중요하지만 사람 모으기가 힘들 경우에는 2인용 게임을 즐길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2인용 게임이 좀 루즈한-개인적으로 그렇다는 얘깁니다.-느낌을 주는 반면 이 GIPF 시리즈는 짧은 시간 동안 바둑과 같은 심오한 깊이와 재미를 주기 때문에 더욱더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2인용 게임으로 GIPF 시리즈 중 어느 것이든 꼭 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