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Ravensburger
인원수: 3~4인
소요시간: 30~45분
일반적으로 주사위를 이용한 레이싱 게임은 어찌되었던 간에 주사위 신의 보살핌을 받은 플레이어가 이기는 게 정상이죠. 그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 게임 디자이너가 고심하는 부분이지만 그리 쉽사리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죠. Tonga Bonga의 게임 목적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지만 실제 게임 진행 시스템을 살펴보면 레이싱 게임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듯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의 주사위 사용이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과 다른 면모를 가지는 것이 참신하고 매력적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선장이 되어 하나의 배를 운항하여 군도(群島)를 떠돌게 됩니다. 하나의 섬을 방문할 때마다 일정한 상금을 받게 되죠. 하지만, 해당 섬에 자신보다 먼저 들어간 플레이어들이 있다면, 그 플레이어들에게 일명 '삥땅'을 뜯기게 되죠. 누가 방문했는지는 각자 방문할 때마다 자신의 색깔 큐브를 놓아서 표시를 해 둠으로써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섬에 남들보다 빨리 들어가게 되면 자신이 받아야 할 상금은 물론 남이 받는 상금에서도 상납금을 받게 되죠. 즉, 1등한 보너스를 받는 것이니 레이싱 게임적인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이 배들의 이동은 어떻게 진행하느냐인데 말이죠, 이게 게임의 핵심입니다. 일단 주사위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주사위 굴림 수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주사위 굴림수를 이용하는 것이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 이 게임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
보드의 상단에 보면 각 색깔 별의 배 밑에 3개의 6각형이 그려져 있고 그 밑에는 왼쪽부터 2개씩의 원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 6각형 자리에는 각 배에서 고용할 선원들이 배치됩니다. 여기서 선원이란 바로 주사위 굴림수를 이야기합니다. 주사위 굴림수가 5라면 5명의 선원을 고용한 것이 되죠. 자신의 배 아래 6각형에는 자신의 주사위 굴림수가 놓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플레이어의 주사위 굴림수가 하나씩 배치되게 됩니다. 따라서, 높은 숫자의 상대방 주사위 굴림수를 모셔오기 위해서는 돈을 걸어야 하죠. 이 돈을 걸어야 하는 자리가 바로 6각형 아래에 위치한 2개의 원이 됩니다.
다시 정리하면, 선부터 자신의 배 아래에 위치한 2개의 원에 돈을 걸어 둠으로써 다른 플레이어에게 좀 더 높은 주사위 굴림수를 배치하도록 꼬십니다. ^^: 그러고 나면 다들 차례대로 주사위를 굴리고 자신의 주사위를 다른 플레이어의 배 아래 하나씩 배치를 하게 되죠. 높은 숫자의 주사위가 각 배별로 가장 왼쪽에 배치되어 가장 왼쪽에 놓여진 돈을 챙겨가게 됩니다. 같은 숫자라면 나중에 배치하는 사람이 왼쪽에 놓여져 높은(일반적으로) 돈을 취하게 되죠. 이렇게 모든 주사위 배치가 끝나면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배 아래 놓인 주사위들의 굴림수 합만큼 전진하게 됩니다. 주사위 굴림수당 1칸씩 상하좌우로 이동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배가 있는 칸을 지날때는 이동력이 3이 소모됩니다.
모두 한 번씩 이동을 하고 나면 선은 그 다음 플레이어에게 넘어가고 이런 식으로 반복하여 배의 운항이 계속됩니다. 섬에 들어감으로써 얻는 상금과 남에게서 빼앗은 삥땅, 그리고 주사위 배치 시에 걸거나 획득하는 돈의 양에 따라 각 플레이어의 보유자금이 변하겠죠.
게임은 어느 한 플레이어가 4개의 섬을 들린 다음 출발지로 돌아오게 되면 해당 이동까지만 진행하고 종료합니다. 종료 조건을 완수한 플레이어에게 상금이 주어지고 이 상금을 포함하여 각자의 총 보유자금을 계산한 후 가장 많은 돈을 보유한 플레이어가 승자가 됩니다.
게임은 일단 주사위를 사용한 간단한 레이싱 게임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섬에 먼저 들어가면 남에게서 삥땅을 뜯는다든지 게임 종료 조건을 맞추면 보너스가 주어진다든지 하는 요소는 레이싱 게임의 규범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레이싱을 이끌어 나가는 주사위의 사용에 있어서 협상 또는 거래의 요소를 집어 둠으로써 신선함을 줍니다. 그냥 자신의 주사위 운에 레이싱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돈을 걸어서 남의 높은 주사위를 유치함으로써, 즉 남의 주사위 운에 편승하기 위해 미끼를 던짐으로써 레이싱을 진행하게 되죠. 물론 남의 주사위가 어케 나오느냐에 따라서 많은 돈을 걸고도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만 이는 주사위 게임에서 흔히 나타나는 운의 요소이며 재미를 유발하는 요소이니 좀 진부한 반론이고 일단은 새로이 접한 시스템이라는 면에서 적어도 제게는 재미를 유발했습니다. 또한, 자신과 현재 같은 섬을 향해 가는 경쟁자에게는 아무리 많은 돈을 걸어도 높은 주사위 굴림수를 주지 않는 뻔해 보이지만 전략적인 면도 볼 수 있었구요. 주사위 눈에 '토하고 있는 선원-한마디로 꽝!'도 있는 위트도 있고...
레이싱 게임을 기반으로 한 간단하게 즐기는 게임인데 참신한 시스템과 이쁜 컴퍼넌트 때문에 더욱 눈길이 가는 게임이었습니다. 자주는 아니더래도 한 두번 생각날 때마다 즐길 수 있을만한 게임이라고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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