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해안 따라 올라오면 그렇게 먼 곳도 아니었을 거 같은데, 수학여행으로 설악산을 가고, 직업군인인 자형(사촌누이)의 부대가 거기라서 큰 집 가족들이 갈 때 따라 갔던 걸 빼면, 강원도로 놀러 갔던 건 정말 다섯손가락도 안 되는 듯 하다. 그런데 뒤늦은 나이에 그깟 공놀이에 빠져서 원정 응원을 하겠답시고 휴가까지 써가면서 요즘...이 아니라 꽤 오랫동안 핫한 강릉을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거리 상으로 보면 부산보다도 가깝지만 처음 가 보는 길이라 운전하고 왔다갔다 하기도, 그리고 악명이 자자한 연휴 기간 끝자락의 영동고속도로 신갈 방향으로 돌아오는 게 두렵기도 해서 이번에는 자차가 아닌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가는 길은 일정이 맞아서 동행하기로 한 친한 동생의 차로 가고, 주말만 있다 돌아간 동생이 떠난 후에는 렌트로 강릉 주변만 돌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날은 고속버스를 타는 걸로 계획을 세웠네요. 덕분에 오며 가며 편하게 여행을 해서 피곤이 덜 했다 보니 좀 더 좋은 추억으로 남은 강릉 여행을 거의 3분기를 지나서 정리해서 올려 봅니다.
날씨도 너무나도 화창해서 뒷좌석에 앉아 가며 바라본 바깥 풍경이 너무 좋았던 길에 산 넘고 또 산 넘어 대관령을 넘어서 대관령 옛길의 반정이라는 곳에 잠시 내려 숨도 돌리고 저 멀리 보이는 강릉시와 동해바다를 보면서 다시 출발했습니다.
대관령에서 내려와서 있는 어흘리의 삼포암 입구에서 아는 동생이 걸어보고 싶어 했던 삼포암-대통령쉼터 트레킹 코스를 걸었는데요, (노무현 대통령님이 이 곳에 들러 트레킹을 한 이후에 대통령쉼터라고 불리게 되었다네요) 초반에는 조금 험했는데, 좀 편해지나 싶더니 역시나 강원도라..... 해발 200도 안 되는 곳을 겨우 겨우 다니던 저질 체력인지라, 대통령쉼터는 꿈도 못 꾸고, 날도 좀 덥고, 이미 식사시간을 조금 지난지라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왔네요. 언젠가 제대로 준비해서 다음엔 꼭....
여행의 또 하나의 즐거움은 현지의 특색 있는 음식을 먹는 건데, 강릉은 찾으면 커피 아니면 막국수더군요. (^^) 그래서 그 중 한 군데, 강릉 시내는 아니고, 삼포암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구정막국수"라는 곳을 들렀습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확인해 보니, 강릉 시내로 이전했더군요) 뭔가 한적한 시골길에 덜렁 떨어져 있는 건물이더군요. 건너편에 홀로 서 있는 나무 아래 주차 공간에 차를 세우고는 가게를 올라갔는데, 식사 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인기척도 안 나고 입구도 못 찾아 헤멨는데, 들어가 보니 주인 분께서 지인 분이랑 식사 중이셨더랬죠... 쿨럭. 죄송한 마음이었지만, 어쨌든 메뉴판을 보고 동치미 막국수와 서비스로 주시다가 막국수 값을 내리는 대신 12,000원이라는 헐값의 수육까지 시켜서 먹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동치미를 좋아하진 않지만, 동치미 국물 한 모금과 메밀면 한 모금이 입 안에서 잘 버물려지는 느낌이 좋더군요. 아 이런 맛에 동치미막국수를 먹나 보다 하며, 정겹게 반겨주는 주인 아저시의 만담을 들으면서 여행의 첫 식사를 했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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