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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around/한양나들이

[조선5대궁궐 나들이 09]창덕궁(昌德宮) 후원(後苑) 나들이 #4

1시간 반 정도 되는 후원 특별관람의 마지막 장소는 취규정에서 남쪽으로 언덕길을 내려가면서 후원의 후덜덜한 단풍을 즐기는 여유를 조금 가졌습니다. 아무래도 50여명이 되는 사람들이 걷다 보니, 줄이 길게 늘어나는.... 그래서 내려오면서 약간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부용지와 애련지 근처에 위치한 연경당(演慶堂). 연경당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풀자면, 이후에 익종으로 추존된, 조선 23대 순조의 독자이자 24대 헌종의 아버지이자, 26대 고종이 즉위할 때 양아버지가 되게 된 효명세자가 창덕궁 내에 민가의 형식으로 연회장으로 건축했다는 건물이다. 부모이신 순조와 순원왕후의 진작례를 올리기 위해 만든 전각으로 왕권의 강화를 알리기 위한 건축 목적도 있었지만, 불행히도 효명세자가 일찍 요절하면서 그 뜻은 이루지 못했다. (참고로 이 효명세자는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이 맡았었다고 한다.) 

일반 99칸 명문 양반가 저택 느낌의 이 연경당은 윗 사진의 건물 외문-장락문(長樂門)으로 들어가면, 안채로 들어가는 왼쪽 내문-수인문(脩仁門)과 사랑채로 들어가는 오른쪽 내문-장양문(長陽門)이 보입니다. 이들 내문과 외문에는 당연히 행랑들이 있구요.

먼저 오른쪽 장양문(長陽門)으로 들어가면, 사랑채가 보입니다. 요즘은 여기서 달빛 기행과 같은 행사 시에 공연장으로 사용하는지 앞마당에 객석으로 사용하는 긴 의자들이 있더군요.

연경당 사랑채

사랑채를 바라봤을 때 오른쪽에는 길게 지붕이 늘어져 내려온 선향재(善香齋)가 있습니다. 서재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길게 늘어진 지붕 같은 게 개폐식이어서 들어올렸다 내렸다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꽤 독특해 보였습니다.

사랑채와 안채가 건물은 나눠진 건물이지만, 두 건물 앞마당과 뒷마당에 조그만 문들로 이어져 있습니다. 앞마당 쪽 문은 정추문(正秋門)이고 뒷마당의 문은 뒷문은 우신문(佑申門)이라고....

정추문(正秋門)과 우신문 (佑申門)

연경당 사랑채와 선향재 뒤 쪽에는 농수정(濃繡亭)이란 정자가 있고, 여기서 고종이 서양식 사진을 찍은 게 지금까지 전해져 온다고 하는데, 이번 후원 관람에서는 거기까지는 가보지 않더군요. 마당에 난 문들을 이용해서 사랑채-안채-사랑채 이렇게 한 바퀴 돌고 나니....

연경당 안채

그렇게 후원 특별관람의 볼 전각들은 다 보고, 이제 다시 일반 관람인들이 들어올 수 있는 지역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행군(^^)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후원의 아름다운 단풍들을 구경하면서 구 선원전 외곽을 돌아 금호문 근방에 와서 후원 특별관람 가이는 그렇게 끝났었습니다.

 

평소에는 들어갈 수 없는 창덕궁 후원을 비록 여유롭지 않고 짧은 시간이지만 가이드 분의 설명을 들으면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부용지나 애련지는 사진으로 많이 봤었는데, 옥류천 일대도 참 아름다웠고, 관람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어 되게 뜻깊었었죠. 하지만, 5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마치 수학여행 인솔되어 다니듯이 우르르 몰려 다니면서 보다 보니, 차라리 좀 더 인원수를 줄이되, 1회 관람 시간을 늘리고 그만큼 부담하는 비용도 올려서 좀 더 여유롭게 즐기면서 나올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같은 동궐의 후원 중에 편하게 볼 수 있는 곳은 창경궁에 있으니 창덕궁의 후원은 좀 더 고급지게 즐기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아닐까 해서 조금은 아쉬운 면도 있었던 특별 관람이었습니다.

어쨌든, 내년 가을에도 다시 한 번 후원을 또 가서 즐겨보고 싶고, 계절마다 가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 글 보시는 분도 언젠가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